전주 서부 신시가지 불법 주·정차 단속을 두고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8시 전주시 효자동 서부신시가지 홍산 중앙로. 이 도로는 편도 2차선이지만 양쪽 1차선은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가득했다. 남은 차선마저 택시들이 정차해 있었다.
오후 9시가 술을 마시고 귀가하려는 손님을 태우기 위해 택시가 몰려들었다. 양 도로변에 불법 주·정차는 기본이고, 택시들까지 줄지어 정차하고 있어 정체현상이 심각했다. 마치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일부 시민들은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지나 도로 한가운데서 택시를 타고 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바로 옆 골목길들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편도 1차선인 골목 도로에는 불법 주·정차들로 인해 겨우 차량 한 대 지나갈 공간만이 남아있었다.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에 살고있는 신모씨(26,남)는 “주차를 할 곳이 없어서 자주 나오지 않는다”며 “약속이 있어서 나오게 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무인단속카메라는 물론 자전거교통순찰대까지 동원하여 불법 주·정차 차량들을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시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인근 주민들과 상가를 운영하는 상인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은 불법 주·정차들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전주시에 지금 단속이 너무 약하다며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변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무인단속 카메라가 있는데도 주·정차들이 너무 많다”며 “24시간 무인단속 카메라를 추가 설치해서 주·정차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시가지 일대에 살고 있는 장모씨(22,여)는 “불법 주·정차들 때문에 고성이 오가기도 하고 경적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며 “지금 단속은 너무 느슨하다”고 하소연 했다.
반면 상인들은 경제도 어려운데 단속이 너무 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속이 너무 심해서 손님들 발걸음이 점차 끊기고 있다는 것이다.
신시가지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지금도 장사가 잘 안돼서 조금 풀어줬으면 좋겠다”며 “단속을 더 강하게 한다면 우리는 굶어 죽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상인은 “몇몇 차량들은 단속을 해야겠지만 전주 경제를 위해서 단속을 조금 느슨하게 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어느 쪽도 손을 들어 주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청 관계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목금토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자전거 교통순찰대를 운영해 단속하고 있지만 주민들과 상인들의 마찰로 합의점을 찾기가 힘들다”며 “최대한 합의점을 찾아 양쪽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임충식기자 최정규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