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디로골프텔-정읍시 법적 절차 싸고 양측 이견 팽팽
- 전북도 결과 따라 법정공방 예고
정읍시와 (주)잔디로골프텔(이하 잔디로)이 내장산유스호텔 건축허가 취소에 따른 산지 대행복구를 놓고 법적다툼 중인 가운데 29일 전북도의 행정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잔디로는 지난 2011년 8월 정읍시 부전동 1065-14외 6필지에 유스호스텔을 짓기 위한 건축허가와 산지전용허가를 받았으나 공사지연으로 지난 2013년 9월 허가가 취소됐다.
정읍시는 건축·산지전용 허가 취소에 따라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고, 복구가 지연되자 지난해 5월 31일 행정대행복구 결정 후 보증보험금 11억3400만원을 청구해 수령했다.
이에 잔디로는 정읍시가 복구공사 지연에 따른 사유(청문·공청회)와 기간연장 등의 요청을 거부한 채 갑질 횡포를 일삼고 있다며 정읍시장을 대상으로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행정대집행에 따른 사전계고와 청문절차를 거쳐 사업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적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대행복구 부작위는 위법이라는 것.
잔디로는 소나무 고사목발생 등으로 복구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정읍시가 거부했고, 복구완료 기한이 도래하자 사전통지 없이 행정대행복구 결정해 막대한 피해를 줬다는 주장이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6월 10일 정읍시에 대해 ‘시정조치’ 결정을 내렸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잔디로 측의 주장이다.
산지적지복구공사 중 이행되지 못한 잔여공사비만 서울보증보험에 청구해야함에도 11억3400여만원을 모두 청구했다가 문제를 제기하자 뒤늦게 5억3400만원을 돌려줬다는 것.
행정절차법 제23조는 행정처분을 할 때에는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고, 이의신청 등의 의견을 받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경우 반영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잔디로는 행정심판과 별개로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읍시는 적법한 행정절차를 이행했다고 밝혔다.
정읍시는 지난 2014년 4월 잔디로 측의 복구설계서 승인이후 총 9차례에 걸쳐 착공을 촉구했고, 보험금청구는 정산을 통해 49%만 실행돼 나머지를 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건축허가 취소과정에서 청문절차 등을 통해 잔디로 측의 입장을 충분히 청취했으며, 대행복구와 관련해 청문절차를 이행해야 한다는 관련 규정은 없다고 반박했다.
권익위 결정과 관련, ‘대집행과 대행복구의 차이에 대한 기관간의 시각적 차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잔디로는 전주지방법원에 대행복구 무효확인 소송(본안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지난 7월 21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정읍시의 손을 들어줬다.
정읍시는 대행복구 지연의 실질적 이유로 잔디로 측이 해당부지 청소년수련시설(야영장) 건립을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정읍시가 지난 6월 청소년수련시설 허가신청을 반려하자 잔디로 측은 9월 행정심판을 제기한 상황이다. 복구가 이뤄지면 야영장 건립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정읍시 관계자는 “그간 내용증명 등 충분한 고지를 했고, 권익위의 결정은 복구기한 마지막 날 고지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다”며 “본안소송과 집행정지의 내용은 비슷해 정읍시의 행정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법원이 정읍시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도 행정심판 결과에 따라 정읍시와 잔디로 간의 법정공방은 한층 가열될 소지가 있어 이번 결과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윤동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