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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날 특집] 우리는 자랑스러운 교도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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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날 특집] 우리는 자랑스러운 교도관 가족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10.2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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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차녀 주리 씨, 이계술 교감. 동생 승자·승섭씨

[교정의날]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교정공무원입니다’ 교도관 가족

 
철통보안으로 굳게 잠긴 문 안에 사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용자의 교정교화를 위한 헌신과 노력으로 수용자의 성공적인 사회복귀를 돕는 '교정공무원'이다.
 
교도소는 그저 갇혀 지내는 ‘공간’의 개념만이 아니다. 수용자들이 자신이 살아온 잘못된 인생을 되돌아보고 훗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교정직원은 수용자들이 언젠가 인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이 곳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빠른 길보다는 현명한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
 
오는 28일은 이런 교정 관련 종사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재소자의 갱생의지를 촉진하는 ‘교정의 날’이다. 제72주년 교정의 날을 맞이해 전주교도소 이계술(59) 교감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 이계술 전주교도소 보안과 당직계장
 
36년의 교정직 생활을 하면서 전주교도소에서만 33년의 세월을 보낸 이계술 교감은 자신의 일을 특별히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생 승섭(56)씨와 승자(49)씨 그리고 둘째 딸 주리(32)씨까지 교정직에 몸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진로선택에는 이계술 교감의 영향이 컸다.
 
둘째 동생인 승섭씨와 승자씨는 첫 발령지인 목포교도소에서 지난해까지 함께 근무했다.
 
그러다 지난해 승자씨가 교감으로 승진하면서 광주교도소로 발령을 받아 현재는 세 남매가 전주와 목포 그리고 광주에서 각각 근무하게 됐다.
 
이제 모두 ‘6급 교정직 공무원’인 이들 삼남매는 혈육이자 서로의 고충을 가장 잘 이해해 주는 동료다.
 
‘함평이씨 교도관 가족’의 가장 젊은 피인 주리씨는 지난 2008년 교도관시험에 합격하고 청주여자교도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2년6개월 만에 승진시험에 합격하면서 ‘교도관 가족’의 명예를 다시 한 번 높였다.
 
사실 이계술 교감은 교도관 시험에만 합격했었던 것이 아니다.
 
당시 경찰이었던 큰 형의 영향을 받아 전투경찰로 군대를 다녀온 뒤 경찰관 시험에도 합격했었다.
 
그랬던 그가 굳이 교도관이라는 직업을 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었다.
 
전라남도 함평의 외진 시골에서 자라 도심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게 꿈이었던 이 교감은 교도관이라는 직업을 택했고 지금은 이 직업을 천직이라 여긴다.
 
이 교감은 "어린 시절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가 지방근무를 하셨기 때문에 우리 남매들은 어머니와는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아버지의 빈자리가 항상 아쉬웠다. 또 형님의 경우도 시골·도서지역까지 근무하게 되는 경찰업무의 특성상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교도소가 보통 큰 도시에만 있고 자주 근무지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 교육이나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1982년 4월16일 첫 부임지인 전주교도소에서의 설레는 근무를 시작한 이 교감은 산책 차 찾은 덕진공원에서 한 미모의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 여성이 바로 지금의 아내 전소영(57)씨다.
 
이들 부부는 전주교도소 옆에 있는 관사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해 큰딸 유리(34)씨부터 주리씨, 막내아들 영준(20)씨까지 삼남매를 키워냈다.
 
유리씨는 교도관은 아니지만 취업 컨설턴트 일을 하며 전국에 있는 교도소를 방문해 수용자들의 출소 후 재취업을 위한 상담과 취업컨설팅을 하고 있다. 올 초 군대에 간 늦둥이 막내아들도 교도관을 꿈꾸고 있다.
 
이 교감은 30여 년간 교도관으로 일해 오며 체력관리를 해 나이답지 않게 건장한 체격과 체력을 자랑하지만 사실 천성이 여리고 따뜻한 사람이다.
 
현대 사회에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비행청소년 범죄에 대해 묻자 이 교감은 "나는 교도관이기 전에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다. 환경이 좋지 않아 생계형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오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메어온다"고 답했다.
 
이어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성인이 돼 다시 교도소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면서 "출소한 뒤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똑같은 범죄를 저질러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한 순간의 실수로 교도소에 오게 된 수용자들에게 이 교감은 항상 따끔하지만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
 
그렇다보니 출소 후 마음을 다잡고 건실한 삶을 살아가다 감사를 전하기 위해 이 교감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연락을 하는 출소자들도 더러 있다.
 
이 교감은 “연락을 하며 지내는 출소자 중에는 귀농 후 감농사가 잘 됐다며 감을 가지러 오라는 사람도 있고 유명한 종교인이 된 사람도 있다”고 뿌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년을 일 년 앞둔 이 교감은 "퇴직하는 그날까지 수용자와 교정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교도관이 된 동생들과 딸도 교도관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교정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일이라 여기며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묵묵하게 또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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