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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OK 결혼은 NO

기사승인 2019.02.11  10: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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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별 희한한 일을 다보겠다며 친구가 혀를 끌끌 찬다. 아들놈이 죽어도 결혼은 안하겠다는 것이다.

이유가 가관이었다. 직장도 마음에 안차고 집을 장만한다는 것은 엄감생심이란다.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수억 원씩 하는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수십 년을 저축해도 가망이 없다고 한다는 곳이다.

그뿐이 아니다. 애를 낳으면 양육비는 물론 대학까지는 보내야 하는데 그 뒤치다꺼리는 장난이 아닐 것이라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이기적이 아니라 오히려 이타적이라는 것이다. 가족을 행복하게 해 줄 능력이 없으니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결혼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들의 시각은 안 하거나 또는 못 하거나가 문제가 아니라 아예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고민도 할 것 아니냐고 그들의 고민을 대변한다. 결혼은 선택의 문제로 그 선택은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있느냐?’ 쪽으로 기울고 있다.

어떤 여론 조사에서도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다 5.3%’, ‘전혀 필요하지 않다 10%’로 나타났다. 통계를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결혼에 대한 지배적 생각에 끌려가지 않으면서 젊은이들만의 가치관이 자유롭게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응답자 대부분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가진 결혼 적령기이며 여건만 맞으면 언제든지 결혼을 할 수 있는 이들이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한 응답자는 일단 결혼할 생각이 없다. 현재 30이 좀 넘었는데 아직은 아니다. 결혼 상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확신과 경제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자 응답자는 현재 사귀고 있는 남자는 있지만 이 사람과 꼭 결혼을 해야 하는가?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나의 관심사는 결혼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뒤 결혼을 고려하겠다고 한다. 다른 여자 응답자는 서른 살 이전에는 결혼을 고민한 적이 있다. 그러나 서른을 넘기고부터는 결혼이 절실하지 않는 생각을 한다. 혼자서도 잘 놀고 혼자서도 잘 먹고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 결혼은 여자에게 희생과 의무가 동반되는 것 같아 부담이 된다.

응답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결혼이란 남녀가 인간적으로 사회적으로 공인받아 함께 살겠다는 계약에 불과한 것이다. 지난날에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은 거쳐야 할 관문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결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한해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 사항이라는 것이다.

결혼적령기 젊은이들의 경제관도 결혼 무용지물을 부추기는데 한몫하고 있었다. 결혼을 해 출산까지 하게 되면 직장을 그만 두게 될 염려도 있고, 그 결과 경제적으로 궁핍해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문제가 된다.

설사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함께 한다고 할지라도 양립兩立에 어려움이 클 것이다. 또한 결혼을 하면 시가 또는 친가에 들어가는 돈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이 없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내 마음대로 경제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지수가 높을 것 같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편한 것만 생각하고 그 이상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귀찮은 것은 생각할 가치조차 없다는 이기심이다. 젊은이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결혼은 구속이고 속박이라고 일컫는다. 즐길 수 있는 연애와 달리 결혼은 막중한 책임감을 수반한다. 이런 점에서 개인의 사회적 위치 변화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고 한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변명을 한다. 우리들이 이기적이어서 결혼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내 삶이 안정적이어야 타인의 삶도 보듬을 수 있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데도 결혼에 생각 없는 것은 느긋하게 젊음을 즐기겠다는 것이다. 물론 연애도 하고 놀다가 질력이 나면 그때 결혼을 해도 무방하지 않느냐고 한다.

과거에는 결혼이 행복의 구성 요소에 들어갔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결혼을 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오히려 결혼은 죽음의 무덤이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황혼을 바라보는 노부부나 기혼자들은 서로 양보하고 희생하면서 사랑의 공동체를 가꾸며 나가는 부부의 본을 보여줘야 한다. 그때 비로소 결혼에 대한 사고가 바뀌어 질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서 행복하다고 생각되면 그냥 함께 하면 된다. 만나서 영화보고 밥먹고 생맥주 한잔을 치켜들고 ‘브라보!’를 외치면 된다. 굳이 결혼을 해 부부라는 오랏줄에 결박당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연애는 OK 결혼은 NO’다.

정성수 시인 

전민일보 jmi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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