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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를 땜질 복원하는 나라가 어디 또 있을까

기사승인 2019.03.22  09: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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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1호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은 유네스코에 등록된 백제역사유적 지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문화재이다. 현재 남아있는 국내 최대의 석탑이며 동시에 가장 오래된 석탑이다. 대부분이 무너져 1998년부터 해체·복원사업이 추진됐고, 20년 만에 복원이 완료됐다.

오는 23일 일반인에게 공개될 미륵사지 석탑에 대한 학계와 국민들의 관심은 당연히 높다. 국내 최대·최고로 오래된 석탑임과 동시에 20년이라는 복원역사상 최장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감사원이 21일 발표한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는 충격적이다. 225억원의 총 사업비를 투입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동원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원형과 달리 부실하게 복원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설마 이정도야’라는 탄식이 나올 지경이다. 문화재청의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미륵사지 복원을 전담해온 가운데 그야말로 땜질식의 대충 복원이라 폄훼하도 할말이 없을 정도이다.

문화재 복원의 기본원칙은 ‘원형유지’이다. 하지만 미륵사지 석탑은 기본원칙마저 무시되고, 복원자 입장에서 일관성과 원칙이 무너진 상황에서 복원됐다. 겉 모습만 원형과 유사할 뿐 속안은 원형복원의 원칙이 철저하게 무시됐다.

석탑의 상하단부의 축석과정에서 3층 이상은 형태가 달리 축석됐다고 한다. 설계도서와 구조계산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감사원 감사결과는 믿기조차 힘들다. 일관성없는 보수정비사업탓에 설계변경도 수시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놀란 것은 석탑이 이미 완성된 뒤에 설계변경 도서를 납품받기도 했다. 변경된 설계도서 없이 대략적인 현황도 수준의 도서로 천년고도의 사찰의 상징인 미륵사지석탑을 복원한 셈이다.

미륵사지는 일제강점기 붕괴를 막기 위해 시멘트로 덧칠한 역사적 아픔을 품고 있다. 그런데 시멘트를 걷어내고, 석재 사이의 공극을 채워 넣는 과정에서 내구성이 강한 충전재가 아닌 강도가 낮은 황토를 배합한 무기바인더를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화재청의 해명이 더 가관이다. 다른 무기질 보수재료에 비해 강도 등 성능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의 충전재인 흙보다 우수하고, 색상 등이 유사해 사용했다는 것. 축석과정에서 구체적인 구조적 안전성 등의 검토 없이 땜질식 축석의 정황도 확인됐다.

이제 와서 다시 뜯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년간 이런 문제점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미륵사지 석탑의 부실 복원은 문화재청 등은 물론 감사원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문화재 복원인지 훼손인지 곱씹어봐야 한다.

전민일보 jmib@hanmail.net

<저작권자 © 전민일보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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