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만 그리워하다가꽃이 됐다제비꽃은지난 가을 강남에 가지 않고한눈 팔더니그리움만 바람에 실어강남으로 보내는 보랏빛 제비꽃 마음은 어떨까
엄마가 안 계시는 밤혼자서 지키는 집은 무섭다고별이 울고 있다엄마가 늦게 오시는 밤마당가에 나와 바라보는하늘은 너무 높다고한송이 꽃이 고개를 숙인다
삼신할머니에게 얻어맞은우리 아가 엉덩이가파랗게 멍이 들었다엄마에게 얻어맞은내 등이붉게 멍이 들었다잘 맞으면 몽고반점 파란 꽃잘 못 맞으면 손바닥자국 붉은 꽃
쬐끄만 우산들이 옹기종기 모여서소곤소곤귓속말을 나눕니다비 오는 날바람이 불어오면 쬐끄만 우산들은이마를 맞대고두 눈을 질끈 감습니다비가 그칠 때 까지
앞바퀴와 뒷바퀴는 한 몸이지요앞바퀴가 없으면뒷바퀴가 없으면자전거는 달릴 수 없지요앞바퀴가 없는뒷바퀴가 없는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지요
동그란 얼굴들이 교실 안에서 두 눈이 반짝거리고두 귀가 쫑긋 섰다선생님은 흥이 나 끝낼 줄을 모르고친구들은 신이 나 시간가는 줄을 모르는우리 교실은 꽃같은 얼굴로 가득하다
나비가 장다리꽃 위에 앉았다노랑꽃 피었다나비들이 장다리밭에 앉았다수 많은 장다리 꽃이 피었다장다리밭에노랑 꽃잎들이 다글다글 열였다
누가 꽃밭을 옮겨놨는지장미 튜립 히야신스여름 꽃들이 꽃가게에 그득하다더위에 힘들까봐 선풍기가 돌아간다꽃밭에 있어야 할꽃들이등 떠밀려 와꽃가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하늘이 파란 것은 내 마음이 기쁠 때하늘이 캄캄한 것은 내 마음이 슬플 때내 마음이 기쁘면 하늘에 꽃구름 피고내 마음이 슬프면 하늘에 천둥번개가 치고
아기 염소가 어메애~우는 것은엄마 어디야? 엄마 염소를 찾는 것이다엄마 염소가 여메애~우는 것은엄마 여기 있어! 아기 염소를 부르는 것이다
아가는 꽃이지요꽃이 방긋 웃으면 엄마의 가슴에 꽃 한 송이 방긋 피지요꽃이까르르 웃으면엄마의 가슴에 꽃들이 까르르 피지요아가는 엄마를 보고 웃지요엄마는 아가를 보고 웃지요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하신 우리엄마손톱 밑이 까맣다모깃불 옆에서 손톱을 깎아드렸다엄마의 손톱 위에 손톱달 떴다손톱달을 베고 잠이 든 나는 달이 낳은작은 별이었다
아침 이슬은 꽃 속으로 잠자러 가고해님은 하늘 복판에서 낮잠을 자고달님은 서산 뒤로 잠자러 가고나와 동생은 침대 위에서 잠을 자고모두가 잠든 세상고요하다
들어가겠다고탕탕탕노크하지 마세요안에서 볼 일 보는 사람 놀래요화장이 다 끝날 때까지기다려 주세요급해도 좀 참아주면나오는 사람은 고맙고들어가는 사람은 기분 좋아요
아빠는 서울로 돈 벌러 간 뒤로소식이 없다엄마는 집을 나간 뒤로한 번도 오지 않았다아빠도 엄마도밉다나는 언제까지할머니와 둘이서만 살아야 하나10살이나 먹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