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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밤 수놓던 쥐불놀이 왜 안 보일까

기사승인 2019.02.19  09: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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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불놀이는 ‘첫 쥐날’이라고 부르는 음력 정월의 첫째 자일(子日) 농부들이 풍작을 기원하며 행했던 민속놀이다.

정월대보름 전후로 논·밭두렁에 서식하는 쥐와 해충을 구제할 목적으로 행했다고 전해오며 한 해의 농사를 시작하는 과정 속에서 놀이를 통해 마을 구성원들의 공동체 의식 함양과 협동정신을 고양하기도 했다.

1970년대만 해도 농촌진흥청은 “꼭 쥐불을 놓고 화재위험이 없는 한 산기슭까지 다 태우도록” 농가에 권고했다.

“논두렁에 불을 놓는 것은 슬기로운 옛 풍습이자 즐거운 놀이”라며 3월 중순까지 모든 농가가 빠짐없이 잡초를 태울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산림청은 1, 2월 두 달간 발생하는 산불 중 절반이 정월대보름 쥐불놀이로 인한 것이라며 가급적 쥐불놀이 자제를 요청했다.

당시 농진청은 방제를 위해 쥐불 놓기를 권장하고 산림청은 산불방지를 위해 금지를 주장하는 묘한 양상이 빚어졌다.

허나 당시 쥐불놀이가 인근주택을 태우고 대형산불로까지 이어지는 통에 세시풍속으로 쥐불놀이를 옹호하던 언론도 위험성을 강조하며 자제를 권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현재는 지자체 행사나 사전 안전협조를 받은 마을에서 그 명맥을 일부 유지하고 있으며 김제에서는 교월동 입석전승관, 백산면 수록골, 금산면 어유동마을 등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해 전라북도에서 발생한 임야·들불화재는 100건이며, 그 중 김제는 22건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비중을 나타낸다.

화재건수로 잡히지 않은 논·밭 태우기 또한 상당하다.

임야화재는 주로 고령층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불길이 커질 때 혼자 불을 끄다 연기에 질식하거나 화상을 입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도 크다.

이에 맞춰 소방서는 정월대보름 특별경계근무를 수립해 ▲ 논·밭두렁 태우기 자제 및 사전신고 홍보 ▲ 정월대보름 행사장 소방차량 전진배치 ▲ 마을이장 및 의용소방대 등 화재감시원활동 등 화재피해를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논·밭두렁 소각은 농사에 도움이 된다는 고정관념으로 관행적으로 소각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농촌진흥청의 연구에 따르면 논밭두렁 태우기를 통한 병해충 방제 효과는 11%에 불과하며, 오히려 농사에 이로운 각종 천적을 89%이상 죽게 만들어 소각행위가 병해충 방제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 그대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 할 수 있다.

부득이하게 소각을 해야 할 경우엔 바람이 없는 날을 정해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소방기본법에 따라 화재로 오인할 만한 우려가 있는 불을 피우거나 연막소독을 하려는 자는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에게 사전 신고하도록 되어있으며 소방차를 출동하게 한 경우 과태료 20만원이 부과된다.

또한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림인접지역에 불을 피우면 미신고 시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되는 등 관련법에 따른 과태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군가에겐 정월대보름 밤을 현란하게 수놓던 쥐불놀이의 멋진 장관과 다음날 키를 두르고 소금을 얻으러 다니던 아이들의 모습이 그리울 수 있다.

허나 이 시기마다 논밭을 태워 인근 건물 또는 산을 태우거나 전신주 전선을 녹이는 일,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일들이 반복 되고 있다.

무언가를 태운다는 것이 일명 ‘액운’을 떼기 위한 행위인데 그와 반대의 상황이 펼쳐지니 아이러니하다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연례행사로 여기던 논·밭을 태우기를 이제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윤병헌 김제소방서장

전민일보 jmib@hanmail.net

<저작권자 © 전민일보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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