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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동사진미술관, 정영신 사진전 '어머니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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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동사진미술관, 정영신 사진전 '어머니의 땅'
  • 소장환 기자
  • 승인 2024.03.29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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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부터 14일까지
작가와의 대화, 4월 6일 오후 3시
정영신, 장에 가는 어머니, 1987, 옥천군
정영신, 장에 가는 어머니, 1987, 옥천군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정영신 사진전 '어머니의 땅'이 4월 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정영신 작가는 시골 장터를 누비고 다니는 사진작가로 유명한다. 옛날 시골 장은 공동체문화의 축제의 장이었다. 어머니들은 새벽부터 계란 10개를 짚으로 엮고, 참깨를 털고, 닭도 한 마리 묶어서 머리에 이고 달음질치듯이 장으로 달렸다.

지금은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에 밀려 거의 사라져버린 모습이다. 그럼에도 정영신 작가는 시장을 외면하지 않고 찾아다닌다. 그는 장터 풍경을 찾아 약 38년 동안 수백 곳의 장을 돌아다녔다.    

정영신, 길 위에서 만난 어머니, 2005, 진안군
정영신, 길 위에서 만난 어머니, 2005, 진안군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시장의 모습, 보따리를 이고 시장으로 향하면서 논두렁에서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게 고달픈 삶을 살아온 1980년대 어머니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어머니의 땅’ 그 이름만으로도 서럽고 벅차다. 이 땅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들을 지금의 버젓한 한 인간으로 서게 만들었던 그 이름. 과거의 여성은 늘 척박한 땅이었다. 돌을 걷어내고 비옥하게 일구어야 낱알 한 톨이라도 얻을 수 있는 그런 땅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살아 생전 고생을 해야했고, 그 자식들은 그것을 당연시하고 살아왔다. 그것이 단순히 유교문화로 남성 위주의 문화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으로 치부해 버릴 수만은 없다. 이 땅의 어머니는 몇십 년 전 만 해도 아들을 못 낳는다는 구박과 질시를 받아왔고, 남편과 시댁 어른들과 한 상에서 밥을 먹지도 못한 생활을 겪어왔다.

그러나 어머니는 묵묵히 가정을 지키고 자식들을 기르는데 질기고 강한 생명력으로 버텨왔다. 더구나 살림이 곤궁한 집안일수록 어머니의 힘이 컸다. 이 땅의 어머니들은 절대로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우리가 지금 이만큼 살 수 있는 것도 어머니의 공이 크다.

정영신의 사진에서는 이 땅의 어머니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가슴 울리는 감동이 있다.

정영신, 대지에서 일하는 어머니, 1987, 영암군
정영신, 대지에서 일하는 어머니, 1987, 영암군

그는 "옛 조상들이 경험했던 신화나 전설, 혹은 민담이 어머니들의 호미질에 녹아들어 그녀들만의 지혜를 만들고 한(恨)을 만들어낸다"면서 "어머니는 대지이고 삶이다, 고향의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어머니의 사랑이자 우리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1958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난 정영신 작가는 38년 동안 국내 5일장을 모두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이면서 소설가다.  

그의 사진 작품들은 전시기간 동안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4월 6일 오후 3시에는 작가와 대화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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