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데 대해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선거 이후 윤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면서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무엇보다 어려운 서민들의 삶을 훨씬 더 세밀하게 챙겼어야 했다”라면서 “그러나 어려운 서민들의 형편을 개선하는 데 미처 힘이 닿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을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하겠다”라고 밝힌 윤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생회복지원금’ 공약을 겨냥한 듯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으로 나라의 미래를 망쳐선 안 되지만, 현재 우리 국민이 겪는 어려움도 더 세심하게 살피라는 것이 바로 민심”이라고도 말했다.
이번 윤 대통령의 발언에 여·야의 평가는 엇갈렸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더욱 심기일전해 민생을 더 가까이,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며 진심을 보여드리겠다”라면서 “국민들께서 진정으로 바라는 변화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22대 국회에서도 오직 민생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불통의 국정운영을 반성하는 대신, 방향은 옳았는데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변명만 늘어놨다”라면서 “결국 반성은커녕 지금까지처럼 용산 주도의 불통식 정치로 일관하겠다는 독선적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이용기자